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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생각

작은생각 흐린날

장마가 시작되었고 날이 흐리다.

  보통때보다 신기하게 날이 흐린데 생각보다 기분이 좋았다. 그냥 걷는 중이라 그게 좋아 그럴까 싶기도 했지만, 기왕 흐린날인걸 이런날에 매력을 찾아보자 싶었다. 촉촉한 기분도 나쁘지 않았고, 햇빛이 쨍쨍하게 비치지 않아 눈이 그렇게 피곤하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생각보다 명암이 뚜렸하지 않아지면서 보이지 않던 어두운 부분에 눈이 가기 시작했다. 예전같은 쨍쨍한 초록빛과 푸른 하늘에만 눈이갈 날에 어두운 부분에 색들이 더 보이기 시작했다. 경계가 좀 불분명해지며 얻은 이익들이다. 

  지난 날들을 돌아보며 매번 그렇게 선이 명확한 날들만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흐릿하게 보이지 않던 부분들을 주의해 볼 필요가 있고 매번 완벽한 나날들보다 가끔은 이렇게 쉬어가는 날처럼 비가오고 그러는 기간동안에 물을 머금고 자라나는 나무들과 풀들처럼 나도 또한 자라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기 나름인 날이었다.